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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시향기

tdc 도쿄블룸 tokyo bloom

by 엔프제 2020. 7. 8.

 

처음 뿌리는 순간 레몬인가? 싶을 정도로 채도 높은 노랑빛의 향이 코를 때린다. 풀향이라고 해서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채도가 높다. 시트러스 내음이 강하게 느껴진다... 굳이 색을 따지자면 내가 상상했던 연두색보다는 노랑에 가까운 것 같다. 그것도 빛바랜 노랑이 아니라 아주 생기발랄한 노랑.

 

귤(오렌지보다는 귤에 가까운 느낌) 까다가 잘못 까서 귤 과즙이 튀긴 귤 껍질의 하얀 실오라기 부분에 코를 갖다대고 맡는 향 조금+선선한 가을날 잔디밭에 엎어져서 얼굴 갖다대고 맡으면 날 것 같은 냄새.. 그러모아쥐고 맡는 풀향이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의 잔디에 얼굴 푹 박고 맡는 냄새. 제초기스러운 풀비린내는 나지 않는다. 그냥 가지고 있는 시트러스 향수 잔디에 칙 뿌리고 그거 냄새 맡으면 비슷할 것 같다. 내가 풀 향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구딸의 르쉐브르페이유를 접하고 나서부터였는데, 내가 기대했던 방향과는 조금 다르다. 둘다 풀 향이지만 르쉐가 소녀소녀한 원피스에 잘 어울릴 것 같은 들꽃같은 향이라면 도쿄블룸은 조금 더 싱그러운 느낌이 강해서, 청바지에 흰 셔츠가 잘 어울릴 것 같다. 성별 전혀 안 탐. 연령대도 상관 없을 것 같은데 차분한 이미지의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향수같은 느낌이 안 들어서, 향수 뿌리고서 '나 향수 안뿌렸어!' 하고 싶을 때 뿌리기 좋을 것 같은 향......ㅎ 머릿결에서 이 향 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뭔가 이 뉘앙스를 어디서 맡아본 것 같은데 생각이 안 난다. 이센트릭몰리큘스의 이센트릭01과도 조금 닮은 것 같다. 시트러스한 부분이.. 근데 시트러스가 안들어갔는데 왜 내 코엔 시트러스 향이 나는가,,, 코를 갖다대고 맡아도 부담스럽지 않은 향이라 자연스럽고 은은한 향을 찾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물론 지속력은...쩜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