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뿌리는 순간 레몬인가? 싶을 정도로 채도 높은 노랑빛의 향이 코를 때린다. 풀향이라고 해서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채도가 높다. 시트러스 내음이 강하게 느껴진다... 굳이 색을 따지자면 내가 상상했던 연두색보다는 노랑에 가까운 것 같다. 그것도 빛바랜 노랑이 아니라 아주 생기발랄한 노랑.
귤(오렌지보다는 귤에 가까운 느낌) 까다가 잘못 까서 귤 과즙이 튀긴 귤 껍질의 하얀 실오라기 부분에 코를 갖다대고 맡는 향 조금+선선한 가을날 잔디밭에 엎어져서 얼굴 갖다대고 맡으면 날 것 같은 냄새.. 그러모아쥐고 맡는 풀향이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의 잔디에 얼굴 푹 박고 맡는 냄새. 제초기스러운 풀비린내는 나지 않는다. 그냥 가지고 있는 시트러스 향수 잔디에 칙 뿌리고 그거 냄새 맡으면 비슷할 것 같다. 내가 풀 향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구딸의 르쉐브르페이유를 접하고 나서부터였는데, 내가 기대했던 방향과는 조금 다르다. 둘다 풀 향이지만 르쉐가 소녀소녀한 원피스에 잘 어울릴 것 같은 들꽃같은 향이라면 도쿄블룸은 조금 더 싱그러운 느낌이 강해서, 청바지에 흰 셔츠가 잘 어울릴 것 같다. 성별 전혀 안 탐. 연령대도 상관 없을 것 같은데 차분한 이미지의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향수같은 느낌이 안 들어서, 향수 뿌리고서 '나 향수 안뿌렸어!' 하고 싶을 때 뿌리기 좋을 것 같은 향......ㅎ 머릿결에서 이 향 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뭔가 이 뉘앙스를 어디서 맡아본 것 같은데 생각이 안 난다. 이센트릭몰리큘스의 이센트릭01과도 조금 닮은 것 같다. 시트러스한 부분이.. 근데 시트러스가 안들어갔는데 왜 내 코엔 시트러스 향이 나는가,,, 코를 갖다대고 맡아도 부담스럽지 않은 향이라 자연스럽고 은은한 향을 찾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물론 지속력은...쩜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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