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 등이 시리고 코트 사이로 찬 바람이 새어들어오는데, 그 찬 내음 한 결 한 결조차 보내기 아쉬웠다.
왼 편에는 붉은 바다가 보이고, 오른 편에는 물 타지 않은 짙은 파랑 물감 색깔의 하늘이 보였다.
바다를 슬쩍 볼 때면 아직은 하늘빛을 띠는 구름 조각을 담은 안경알도 슬쩍 보이고 말이다.
그리고 그 안에 숨김없는 눈동자가 보이고, 나는 그게 또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겠고,
나의 그런 시선을 받으며 내가 흘려보내는 사랑을 고스란히 알아채주는 사람이 내가 한없이 좋아하는 사람임에 감사하고
그리고 그런 사람의 사랑을 내가 돌려받는 기적이 일어나고 있음에 잠시 놀라고
그리 특별하지는 않은 날임에도 별안간 벅차오름을 느끼면서 나는 어떻게 하면 이 시간을 기억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해가 지고 난 하늘과 차가운 공기가 만들어준 푸른 빛에 폭 안긴 채로 나만 아는 표정을 짓고 있는 그 모습을 눈에 한없이 담고 또 담았다
아직까지 그 장면이 선명한 걸 보면 내가 많이 애 쓰긴 했나보다
오빠가 말한 신비에 이 장면도 살짝 껴 넣을 수 있지 않을까 잠깐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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