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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식단

단식 후 변화된 것들, 끄적끄적 #카니보어

by 엔프제 2023. 8. 21.

1. 몸이 맑아진 느낌. 명확히 느껴진다.

 몸이 말 그대로 백지 상태가 되었다. 브레인포그로부터 완전히 해방되고 정신이 맑다. 엄청 신기한 기분.

대신 그만큼 안 좋은 음식의 영향도 민감하게 느껴진다. 그동안 문제 없을거라 생각하고 먹었던 것들(마이노멀 마요네즈, 쌀 부침가루-에 들어있는 각종 야채가루-, 떡에 들어있는 쑥가루나 강황가루 등)을 먹고 나면 허리가 아프거나 브레인포그가 있거나. 부침가루는 대부분이 쌀가루라서 문제 없겠거니 하고 단식 전에도 자주 먹었는데 이젠 명확히 알겠다. 이게 브레인포그 유발하는 놈이었구나..

 몸이 아주 민감하다. 그냥 태초의 상태(?)가 된 것 같다. 무언가 변화를 아주 기민하게 알아차린다. 예전엔 이게 나쁘다고 생각했는데, 그치만 이상한걸 먹지 않으면 아주 맑은 정신을 계속 유지할 수 있으니.. 나만 잘 하면 너무 좋은 상태이다.

 오늘은 연수 생일이라 케이크를 같이 먹었는데, 근래들어 아주 강한 브레인포그를 경험하는 중이다. 이게 이렇게 바로 온다고..? 좀 당황스럽긴 하다. 아직 장에 가지도 않았을텐데.. 근데 경험상 브레인포그는 문제 음식을 먹고 빠르면 30분만에도 온다. 그래 그래도 마이노멀 마요네즈같은건 양반이었다. 밀가루와 씨앗기름은 이렇게 강력한 후유증(?)을 남기고 가는구나.... 일단 애사비 마시고 생우유 마시고 있다. 이게 오늘 내 잠을 방해할 것 같아..

 

2. 지방 소화가 잘 된다.

 카니보어를 하면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애먹는 부분은 지방소화의 어려움일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랬다. 하루에 버터를 30g만 먹어도 설사하기 일쑤였다. 그런데 그게 장내세균총이 버티지 못해서일 수 있다고 프리미티브님이 그러셨다. 즉, 지방을 많이 먹으면 담즙 분비도 많아지는데, 그걸 다 재흡수하지 못해서 담즙이 그대로 장으로 내려간다. 이 때 담즙에 잘 견디는 장내세균이 있고 아닌 균이 있는데, 잘 버티는 균의 비율이 적어서 설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셨다. 이건 그냥 지방량을 차차 늘려가면 된다고 하셨다.

 그런데 단식의 효과-하고 찾아보면 장내환경이 리셋된다고들 말한다. 그래서 단식 후 먹는 식사가 아주 중요하다고(그 음식에 맞춰 장내 생태계가 형성될테니).. 이번엔 고지방 식사로 보식을 구성해서인지 이전보다 지방 소화 능력이 월등해진 것을 느낀다. 먹으면 항상 더부룩하고 설사까지 동반했던 우삼겹도 오늘 꽤나 먹었는데 아주 평온하다. 물론 방금 치팅으로 케이크를 때려넣었지만.. 아니지 이건 치팅도 아니다 죄악이다. 아무튼, 이걸 리셋시키려면 또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내일은 아침 없이 점심만 먹어야지..

 

갑자기 쓰려니 이것밖에 생각 안 난다. 근데 사실 이 둘은 정말 예상치 못한 혜택이어서 꼭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잠 잘 자게 되고, 생리도 하게 되고 하는건 이전 글에도 많이 말했으니까.. 아무튼 고생해서 마친 단식이니 이 상태 최대한 오래 유지하고 싶다. 라는 사람이 케이크를 먹냐 으이구 하지만 맛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