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맡고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다시 한 번 맡아보고 싶었지만, 막상 시향하려니 내 기억속의 예쁜 향수가 내 취향이 변해서 더이상 예쁘게 느껴지지 않을까봐 걱정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여전히 예뻤다! 첫향부터 아아 이향이었지! 하는 기분이 들었다.
일단 시향지에 뿌려서 맡으면 달콤한 허니서클 향이 올라온다. 푸릇푸릇한데, 마냥 녹색이 떠오르진 않는, 까밀구딸이 어릴때 꽃밭에서 화관을 만들며 놀던 기억으로(맞나?) 만든 향이라고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노랗고 작은 꽃이 알알이 달린 식물을 한 줌 쥐고 들이키는 향. 꽃을 뽑은 게 아니라 땅에 뿌리내리고 있는 채로 그 꽃들을 한데 그러모아 쥐고 맡는 냄새같은…
허니써클을 잘 몰랐는데, 맡자마자 '아 이게 허니써클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맡아봤던 허니써클을 사용한 향수들이 머리속을 휘리릭 지나가면서ㅋㅋㅋ이런게 빅데이턴가,,, 난 스몰데이터긴 한데,,
아기 로션냄새같기도 하고. 어디서 많이 맡아본 묽은 로션느낌같기도 하고.. 아기 옷에서 날 것 같은 향..이라기엔 조금더 인위적이긴 하다. 음 다시맡아보니 시향지상에서 잔향이 비누같기도 하고.. 여린 꽃비누..? 아 물론 쨍한 느낌은 전혀 없다. 어어어 아니 다시 맡아보니까 코에 맴도는 느낌이 달달한 풍선껌향기 나는 샴푸..? 머야 점점 산으로가는군^^ 아물론 르쉐브르페이유에서 풍선껌향이 나는건 아니다
착향을 하면 느낌이 조금 다르다. 시향-착향 간에 차이가 큰 향수가 많은데 르쉐브르페이유도 그렇다. 내 살에서는 인위적인 느낌이 많이 줄고, 향이 훨씬 동글동글-예쁘게 난다.
사실 시향지로 맡으면 조금 흔한듯한..? 어디서 분명 맡아본듯한 냄새가 나는 걸 느꼈는데 착향하면 그런 느낌은 크게 들지 않는다. 탑에서는 아주아주 예쁘고 행복한(?) 향이 난다. 향긋하고, 그린그린하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살냄새랑 훨씬 더 어우러진다. 살냄새를 돋보이게 해준다고 할까 … 뭔가 '이거 내 살냄새야^.^'했을때 모두가 속을 것 같은.... 약간 애기 침냄새같은게 섞여서 나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근데 절대 나쁜 의미가 아니라, 그 특유의 살냄새..? 아 뭐라하지.. 자연스러운데 체취만으로도 좋은 그런냄새... 응 그런 향이다. 쁘띠쉐리에서 맡아볼 수 있었던 꼬릿함도 약간 느껴진다.
분명 예전엔 이렇게 인기가 많지 않았던 것 같단 말이지 … 그런데 요즘은 언급도 많이되고 면세점에도 들어오고, 무엇보다 매장에서 맨 앞줄에 위치해있다. 너,, 나몰래 신분상승햇니,,,, 면세로 진작좀 팔아주지 그러셨어요 면세점에서 다른거샀는데ㅠ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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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품 구매했다!
이번 구매로 느낀 것 역시,,, 안정화가 정말정말 중요하다는 것..,,
이렇게 안정화 전후 차이가 큰 향수가 많다니..ㅜ 차링때도 차이가 컸는데 르쉐브르페이유도 되게 차이가 크다.
딱 3일정도 걸렸다. 만으로 3일... 그 전에는 정말 다른 향이라 해도 믿었을듯
넉넉잡아 일주일정도 기다려야 본래 향이 나올 것 같다.
안정화 전에는, 첫향이 정말 생 귤껍질, 혹은 낑깡 껍질의 향이었다. 시트러스 향조가 없는데, 정말 시트러스 그 자체... 내가 향수를 잘못샀나 하는 의심까지 했었다. 그리고 내가 르쉐브르페이유에 반했던 결정적 계기인 미들의 풍성함이 거의 안 느껴지다시피 한다. 몽글몽글 폭닥한 풀꽃향기가 되게 분위기없이... 엄청 가벼운 향이 났다. 향이 날라다닌다고 해야 하나.. 같이 온 샘플에 비해 지속력도 짧았고, 끝향으로 갈수록 지린내라고 해야하나.. 이게 원래 향수에도 있는 느낌이긴 한데, 예쁜느낌 없이 지린내만 나니 견디기 힘들었다.
근데 안정화 어느정도 거치고 나니(3~4일정도) 첫향 느낌이 많이 달라졌다. 어제까지만 해도 귤껍질 시트러스였던 향이 쌉싸래한 풀 한 포기의 향으로 바뀌었다. 내가 반했던 향ㅠㅠ 너무 좋다. 미들의 풍성함, 그러니까 폭닥한 로션냄새 뉘앙스가 제대로 나오기 시작한다. 아직 완전히 나오진 않아서 더 기다려봐야 하겠지만.. 그래도 너무 다행이다....ㅜㅠ 향이 이상한게 아니라 안정화가 덜 돼서였구나...ㅎ...다행ㅠㅠ
개인적으로 르쉐브르페이유가 가장 구딸 이미지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여리여리 풋풋하고 어린 풀꽃같은 느낌?
구딸에서 단일향조 시리즈로 르쉐브르페이유 포함 향수 3개가 나왔던 걸로 아는데 그 중 하나였던 르 뮈게가 정말 궁금하다. 구딸이 뮈게를 어떻게 풀어냈을지 진짜진짜 궁금했는데......왜 단종ㅠ 분명 내 취향저격 탕탕일텐데....ㅠ너무 아쉽다.
+닌페오미오.
트레일 변화가 큰 편.. 첫향은 정말이지 싱그러운 무화과잎이 느껴졌다. 내 살에서는 조금 더 파릇파릇하게 올라옴. 그런데 10분도 채 안돼서 엄청 달콤한 무화과가 느껴진다. 아디파의 피코와 비교했을땐 채도가 조금 더 떨어지는 느낌이 있지만, 달달한 느낌은 닌페오미오도 강했음. 잔향은 이 미들에서의 느낌 플러스 파우더리함. 아디파 피코는 트레일변화가 크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래서 잔향도 처음~미들 느낌 그대로 가져가는데, 닌페오미오는 잔향부근에서 되게 파우더리해진다(물론 파우더리 극혐하는 나를 기준으로 한거라 샤넬을 생각한다면 전혀 파우더리하게 느껴지시진 않을거다). 앞에서의 달달함은 여전히 이어지지만 녹진한 느낌은 조금 가신 느낌. 내취향은 피코에 더 가까운 것 같다. 파우더리하면 목아파..
++잔향으로 갈수록 굉장히 아저씨스러운 냄새가 난ㄷㅏ..... 대체누구약!!!하면서 뒤졌는데 너엿군..이자식
뉘에뜨왈레, 샤페르쉐, 오드샬롯도 궁금하다.
특히 뉘에뜨왈.. 착향해보고싶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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