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노는 좀... 내가 짝사랑하는 브랜드다.
내가 원하는 브랜드와 내 체향이 잘 어울린다는건 진짜 축복임이 틀림없다-구딸이 내 몸에서 정말 예쁘게 발향돼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ㅋㅋㅋㅋㅋ 하지만 산마노는.....시무룩
아무튼 산마노는 보틀부터 로고, 분위기까지 너무 들이고 싶은 브랜드였다. 그런데 웬걸 유명하다는 걸 다 시향해봐도 내 취향은 영 아니었던것… 좋아하는 향을 뿌린 날이면 내가 뿌린 향이 어쩌다 바람을 타고 코로 확 들어올 때, '아 좋다'하는 생각이 무의식 중에서도 꼭 드는데, 엔젤은 음.. 그냥 향기구나- 할 뿐이었다. 게다가 내 살에서보다 시향지에서 발향이 예뻤다.
그런데 어느날 옷에서 너어어무 좋은 향기가 나는거다. 이게 무슨냄새야??!? 내냄새야???!?!이러면서 뭐지뭐지 하니까 알겠더라구 … 이거 엔젤이야 …
엔젤디피렌체가 섬유에서 유독 예쁘게 발향된다는 걸 알게 된 후로 아 이걸 들일까말까 엄청 고민했다. 내 몸에 뿌려도 내가 기분좋아지지 않는다면 들일 이유가 있을까.....?하구..
그런데 신세계에서 엄청 할인을 하는거다ㅠ 면세가에 맞먹는.. 오늘 그래서 시향하러 갔다.
엔젤이 프리지아보다 좋았던 경험이 있어서 산마노에선 딱 엔젤만 착향하고 나왔다. 프리지아가 조금 더 쨍하고 노란빛? 색채가 있는 느낌이라면 엔젤은 완전한 흰색, 조금 더 무채색의 느낌.
정말 정말 비누향이다. 완전 비누향.
그리고 생각보다 지속력, 확산력이 괜찮았다. 마스크를 뚫고 들어오는 향기...,,^^
사실 여전히 내취향은 아니었고.. 와닿지 않아서 풍부하게 향을 표현하긴 어렵지만, 정말정말 깨끗한 향, 갓 씻고나온듯한 향이다. 바디미스트나 헤어미스트, 샴푸 그런 느낌보다는 정말 흰색 고체비누로 뽀득뽀득 씻은 듯한 그런..,, 근데 이 고체비누가 둥그스름한 지하철역 화장실 비누같은거 아니고 네모낳게 각지고 양각까지 들어간, 그리고 가운데엔 산마노 글씨체로 '산타마리아노벨라'써있는 그런 겁나 영국왕실같은 비누다.
화플과 무거운 파우더리 못 견디는 사람인데 얘는 감당할만한 수준이다. 약간 입자가 있는 느낌이긴 하지만 못견딜 수준은 아님. 그 뭐지 비누향 하면 가장 유명한 클린향수 라인들이 나한테 뿌리면 너무 쨍하고 머리아프고 비누향은 무슨 비누향향수 뿌린 티 낭낭하게 나는 그냥 '향 수'로 느껴졌는데(근데 남한테서 맡는 건 좋아한다) 얘는 그렇지는 않다. 비누향을 싫어하지도 않지만, 썩 좋아하지도 않는 내게 가장 나은 비누향으로 다가옴. 만약 비누를 좋아한다면 엔젤은 당신에게 아아아주 좋은 향기로 다가올 것..
아무튼 결론은 사기로 했다. 특별한 날에 뿌리기로..!! 뭔가 아디파 유자가 그런 느낌이다. 데일리로 뿌리기엔 너무 샤랄라한 그런..ㅎㅎ..하지만 막상 맡으면 너무 좋은♡_♡ 엔젤은 특별한날+외출 전날 옷에 뿌릴 용도로 써야겠다. 사실 이것도 다 핑계긴 한데.. 왜냐면 난 그냥 산마노 향수가 너무 갖고싶거든..바틀 이쁘자나..
뭔가 나한테 구딸이랑 산마노가 이미지가 좀 비슷한데... 둘다 깨끗하고 투명한 느낌이라 그런가, 근데 산마노는 금방이라도 쨍 하고 깨질 것 같은 느낌이고 되게 영혼이 없는..?ㅋㅋㅋㅋ 바비인형같은 그런 느낌인데 구딸은 여기 영혼이ㅋㅋㅋ들어간 느낌ㅋㅋㅋㅋ 아 쫌 중2병같나....^^.. 암튼 둘다 좋아한다. 하지만 산마노는 엔젤이 마지막... 그나마 엔젤이 최고였어 나한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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